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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네컷만화] 정오가족이야기

[네컷만화]정오가족이야기- 귀뚜라미야 일어나

허니차니댁 2023. 6. 18. 06:38

엄마 인생 3년차, 
우리가족의 소중한 일상과 성장과정을 네컷으로 기록합니다. 

Ep7. 귀뚜라미야 일어나


귀뚜라미 집을 탈출하고 나와 
돌아다니던  친구들은
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잦아졌다.

그래서 우리 아이가
죽음을 알게 되었다

"엄마 얘 왜이래?"
"엄마!! 엄마!! 안 움직여"

난 별스럽지 않게.;;
귀뚜라미에게 익숙해진 대로 대답했다
"죽었네"

아이에게 하는 말이니까
죽었다는 표현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,
죽음을 지금 가르치지 않아도 되었지만,
지금, 이 상황을 다른 말로 꾸미고 싶지 않아
"죽었어"라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.

죽음이라고 하는 건
태어났으면 점점 죽음을 향해 가는 것임을 
말해주었다.
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지만
죽는 건 순서가 업다고

이렇게 귀뚜라미는
자신의 집을 나와서 
새로운 세상을 찾아나가다 
굶주림과 더위를 못 이겨
죽은 거라고.

그렇다고 집이 무조건 안전하니
집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

모든 건 본인 선택이고
본인이 선택했으면 책임을 지는 삶을 사는 거라고.


????


 지금 글을 쓰며 보니 

다소.. 아이에게는 TMI인 말들을 
매우 많이 쏟아부었다. 

그 말을 들은 아이는
귀뚜라미를 계속 바라보았고
"귀뚜라미야 일어나"
"귀뚜라미야 움직여 봐아~"
"귀뚜라미야 죽지 마~"
라고, 얘기하며
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.

3살 아이가
마치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
이해한것 처럼
슬퍼 보였고
진심으로
일어나길 바라는 얼굴이었다.

귀뚜라미야
 잘가렴...

그렇게 우리 집 귀뚜라미들은
나와서 돌아다니다가 말라 죽거나
개구리에게 잡아 먹혀 
일생을 마감했다.

그리고 귀뚜라미 200마리가
다 소진되자
약속대로 
개구리는 개울로 보내주었다.


세상 후련했다.
잘살아라!! 개구리야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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